김현우 <<안토니오 그람시>>
이 책은 '지성의 비관주의, 의지의 낙관주의'로 살다간 안토니오 그람시의 짧은 평전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손칼국수 대신 사발면을 점심으로 먹으면 살 수 있다. 그래서 얇다. 지은이는 그람시의 생애와 사상을 들여다 봄으로써 우리에게 "이론적 상상력과 실천적 자극"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유명한 철학자들은 선대의 철학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자신의 이름을 철학사에 올려왔다. 마르크스는 "모든 시대의 이데올로기는 그 시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라고 하였는데, 우리가 배우는 역사가 대체로 정권 교체 과정을 서술한 것과 다르지 않듯이 철학 사조의 변천 과정 또한 그와 괘를 같이 한다는 것을 적절히 지적한 말이다. 그런데 그다지 간단해 보이지 않는 철학적 사유들이 어떻게 민중의 삶 속에 녹아 들 수 있을까? 그람시에 따르면 "모든 철학적 흐름은 '상식'이라는 침전물을 남긴다". 즉 어떤 이데올로기의 실질적인 역사적 효과는 "대중의 실천적이고 일상적인 의식이나 통속적인 사고에 들어가서 그것을 변화시키고 변형시킬 때만" 드러나는 것이다. 이렇게 드러난 것이 상식이다. 강제나 동의 또는 둘 다에 의해 겹겹히 우리의 삶을 파고 들어 몸에 배게 되었기 때문에 상식은 파편적이고 모순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상식이다. 보통 사람들에 의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 말이다. 그람시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헤게모니'라고 불렀다.

김현우 <<안토니오 그람시>>(2005 살림) | 영풍문고 강남점 3,300원
by parxisan | 2006/01/31 15:27 | 비정규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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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하고 구호를 외쳤다. "국가권력을 둘러싼 투쟁"이었다. 그러나 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시위는 대통령의 뇌용량만 확인하고 사그라들었다.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처럼 현대국가에서는 "혁명적인 이벤트"로 사회를 바꿀 수 없다. "국가는 단지 외곽에 둘러처진 외호에 불과하며 그 뒤에 요새와 보루의 강력한 체제가 버 ... more

Commented by 소미 at 2006/01/31 22:03
아..간만에 쿠로유메가 땡겨서요; 1집 마요에루 유리다치 엄청나게 찾았는데, 집에 없더라구요;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접때 데란져님에게 보낸거 같더라구요. 푸헐; 구래서 나우누리에서 받아서 들었어요;... 혹자는 그걸 아비투스..라고 일컬었던거 같기도 한데;뭐; 잘 몰라요.-_-; "모든 시대의 이데올로기는 그 시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 < 이거 항상 생각하는건데; 지극히 당연한 말이거든요; 근데 엄청 유명해요. -_-;
Commented by parxisan at 2006/01/31 22:40
쿠로유메는 코크스크루가 짱입니다. 하하하.

이 책에 보니 헤게모니를 "안정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계급에 대한 부르주아지의 지배 메커니즘"이라고 간략하게 적어놓은 게 있군요. 아비투스는 피에르 부르디외가 주로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그람시 하면 '헤게모니', 부르디외 하면 '아비투스'죠. 마침 부르디외의 책을 빌려 놓은 게 있는데 그 책에 의하면 아비투스는 "사회구조와 개인의 행위 사이의 인식론적 단절을 극복하는 매개적 메커니즘"이라고 되어있는데, 굳이 번역하자면 '실천감각'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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