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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지만 전후 서구에서는 낙관주의가 우세했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은 국토에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전후 세계 정치와 경제에서 대적할 나라가 없는 유일한 국가로 부상했다. 이 시기에 자본의 이윤을 인정하고 노동의 고용을 보장하여 그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는 '자유주의적 합의'가 확립되었다. 영국은 1945년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사회민주적 합의'를 이끌었다. 주요 기간산업과 경제활동 분야에서 공적 소유가 도입되었고, 국가에서 제공하는 사회복지사업이 늘어났다. 자유주의적/사회민주주의적 합의로 이루어진 전후 체제는 약 25년간 유지되었고 이 기간에 세계경제는 호황을 누렸다.
전후 체제, 즉 '정치적으로 규제된' 자본주의는 1960년대 들어서면서 '아래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하고 잇따른 정치경제적 격동들로 동요했다. 1970년대 발생한 전세계적인 경제불황은 매우 느린 성장과 실업의 증가를 동반하며 자본과 노동 사이에 내재된 적대감을 심화시켰고, 결국 '위로부터의 계급 전쟁'으로 전후 체제는 와해되었다. 완전고용보다 인플레이션의 통제, 공공비용의 삭감, 임금에 대한 규제가 행해졌고, 노동단체, 환경보호단체 및 소비자단체들에 반하는 정치운동과 로비활동을 강화하여 이들 단체들이 발의한 주요 법안의 입법화를 저지했다. 그리고 산업과 입법투쟁을 넘어서 "정치 의제를 계속해서 재규정하고, 자본가의 우위와 특권을 계속 유지-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운동을 전개했다.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라는 서로 모순된 이념으로 무장한 "'신우익'은 그들의 이념보다 적극적이고 대중적인 모금활동과 조직양식 때문에 '새로운' 우익으로 간주되었다......실제로 신우익의 구성체계는 '단일 관심사'에 근거하여 수립된 운동조직체의 '연합' 체계였다." 그들은 1970년대에 공화당과 보수당을 장악하였고, 1980년과 1979년 선거에서 로널드 레이건과 마거릿 대처가 승리함에 따라 정권을 잡았다. "우익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전후 체제 비판을 위해 '선별된 전통'과 '뜻 깊은 과거'들이 동원되었다. 그리고 "국가의 쇄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반민주적-반노동적-친자본적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들의 정책은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전 지구적 공장'이라는 이미지에 매료된 투자-무역-생산 등에서 보이는 기업 활동의 세계화는......미국과 영국의 노동계급들은 제3세계 민중들이 몇 해 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방-지역-국민국가에 자본주의적 투자를 유치하려는 국제경쟁에 더욱 얽매이게 되었다." 1989년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로 탄력 받은 신우익은 '역사의 종언'을 언급하기에 이른다. "즉 현 체제를 역사의 절정이자 서구의 발전과 세계사적 발전의 최상이자 최종적인 결실로, 또한 있을 수 있는 최상의 세계로 묘사함으로써 현 체제를 정당화 하려는 특별한 의도가 담긴 그런 서사를 만들려는 것이었다." 이제는 현재가 곧 미래다. 따라서 역사는 역동성을 잃고 과거에 대한 향수鄕愁일 뿐이거나 기념품 같은 소비 아이템이 되었다. "미국과 영국의 신우익이 정치적 연합을 결성해서 추진했던 새로운 질서와 합의의 수립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신우익 정권의 업적이 빚어낸 가장 중요한 결과는 공적 생활의 탈정치화였다." 지금 우리는 자기계발이나 재테크 따위의 생활의 여유를 위한 경제적 활동이나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활동 이외에는 관심이 없게 되었다. 하비 케이 지음 오인영 옮김 <<과거의 힘>>(2004 삼인) | 알라딘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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