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중세에는 종교가 "생활의 모든 요소를 지배하고 모든 것을 고요와 질서로 감싸"고 있었다. 르네상스 시기에도 순수한 사람들은 모든 권력은 하느님에게서 나온다고 믿었다. 당시 군주들의 세속적인 권력은 종교적인 권력에 의지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전제국과 도시국가는 "실질적인 권력에 기반하고 있었다".

13세기에 이탈리아는 교화당과 황제당으로 분열되어 있었고, 자치시가 난립했으며, 외국세력의 간섭이나 침략을 받았다. 이러한 분열과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강력한 정부를 원하게 되었으며, 14세기에 이르러 "용병대가 돈만 되면 무슨 일이든 뛰어들면서 전제정치가 나타"났다. 용병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수입을 늘려야 했다. 전제군주는 때때로 "국가 전체의 안녕을 뒤흔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주도면밀한 무단정치를 자행"하여 다른 사람들의 제산을 강탈하기도 했지만, 세수입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공공의 부와 상거래의 증가였다". 15세기에는 "'서구 기독교 세계'라는 연대적(連帶的)인 개념은 이미 십자군원정 때 심각하게 흔들렸고", 이탈리아의 국가들은 "투르크와도 거침없이 동맹을 맺었"으며, 군주들은 출신성분에 관계없이 자신의 권력욕과 명예욕을 채워줄 재사(才士), 학자들을 등용했다. "순수하게 현실성만 추구하는 태도"가 진일보하여 용병대장이 군주위를 노렸고, 돈 대신 토지와 군사를 보수로 받으면 손쉽게 군주로 정착하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일부 군주는 스스로 용병대장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베네치아는 "용병대장의 수를 늘림으로써 모반을 어렵게 만들고 그 발각도 쉽도록 했"으며, "냉철한 타산 아래 외교를 펼쳤고", 전쟁에 대해서도 "면밀한 상업적 계산"에 따라 결정했다. 국가의 목표는 "권력과 삶을 향유하고, 선대에게서 물려받은 자산을 계속 육성하고, 수익성 많은 산업을 축적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었다. 베네치아인들은 축적된 "부와 정치적 안정과 세계에 대한 지식"으로 근대적인 공공시설과 체계적인 연금제도까지 마련하였다. "상공업은 피렌체에서도 정치사상과 국가경제사상을 일깨웠다". "시의 상공업에 관해 아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고, 정치상황에 관해서 지속적으로 묘사했으며, 금융사정 전반, 국가 수입과 지출, 전국토의 인구, 화폐와 시의 식량공급에 관해서도 기술하였다. 피렌체인들은 "사물을 통계로 파악"하고 이 통계들을 통해서 "역사, 문화, 예술과의 관련성을 꿰뚫어" 보았다.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지음 이기숙 옮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2003/2006 한길사) | 알라딘 22,500원
by parxisan | 2007/07/14 15:11 | 비정규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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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lt;상품의 역사&gt;&gt;(2003 영림카디널) 알라딘 25,200원 15세기에도 어린아이 같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미 실질적인 권력은 상공업에 있었다. 그리고 "점차로 아프리카, 북부 해안, 인도와 중국, 기니와 러시아 같은 외국에서 생산되는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상품이 다양해지자 "소비 ... more

Commented by 저련 at 2009/03/12 15:48
우재님의 링크를 타고 넘어온 자입니다. 혹시 당시의 정치사상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Quentin Skinner의 <근대 정치사상의 토대>를 보시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parxisan at 2009/03/12 19:41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그런데 어려운 연구서인 듯하여 아주 나중에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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