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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라는 용어는 광범위하게 쓰이고 그때그때 갖는 의미가 달라서 그 개념은 불명확하다. '혁명'은 순환을 의미하였으나 근대의 경험을 통해 그 의미가 변화하였다.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 '혁명'은 의식을 갖고 가속시켜야 하며 모든 인류가 영원히 추구해야 할 운동개념이 되었다.
혁명이라는 용어는 광범위하게 쓰인다. "피비린내 나는 정치적-사회적 변혁운동에서 학문적으로 한획을 긋는 혁신", 게다가 "장기적 변화, 즉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이 침투하는 사건이나 구조들도 지칭한다." 혁명이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지 않다. "이 말은 그 모든 것을 동시에 의미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의미들을 배제한 가운데 어떤 한 의미만을 가리킬 수도 있다. 이를테면 성공적인 기술혁명은 확실히 정치적-사회적 혁명을 배제하는 최소한의 안정성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이 개념은 세계 도처에서 특정한 선이해에 부합하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국가와 정치적 입지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진다." "그렇다면 이 단어는 규정을 달리하며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가운데 상황 자체까지 변화시키려 하는 정치적 구호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혁명개념은 근대의 산물이다. "우리의 근대사를---아직 종결되지 않은---혁명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면, 이러한 판단은 그 어떤 직접적인 경험을 근거로 한다." 프랑스혁명 이후 '혁명'이라는 용어는 그 의미가 확장되었고 어디서나 쓰일 수 있게 되었다. "혁명은 라틴어용법에 따르면 원래 회귀, 운동의 출발점으로의 반전을 뜻한다." "1543년에 코페르니쿠스의 선구적 저작인 <<천구궤도의 회전(혁명)에 관하여 De revolutionibus orbium caelestium>>가 나왔고," 여기에서 '혁명'은 라틴어용법 그대로 하나의 순환을 의미했다. 이 "혁명개념이 당시 널리 유행했던 점성술을 거쳐 정치영역에 유입"되었다. "별들이 세속의 인간과는 상관없이 회전궤도를 돌면서도 인간에게 영향을 주고 심지어 인간사를 결정하는 것처럼," "모든 변혁은 이미 알고 있던 통치형태로 이어졌"다. 자연적-탈역사적 혁명개념은 17세기 종교전쟁을 겪으면서 변했다. 신앙의 갈등은 "작당이나 항거에서 시작하여 소요, 폭동, 반란을 거쳐 분리, 내전"에 이르렀다. 그리고 18세기 계몽주의 시기에 '혁명'은 내전에 대한 대응개념이 되었다. 1688년 명예혁명은 "피를 흘리지 않고도 증오의 대상이던 왕가를 몰아내고, 권력분립적이고 의회정치적인 상위계층이 통치형식을 관철하는 데 성공"한 모델이 되었다. 내전은 "무의미한 쳇바퀴 돌기를 의미했지만, 그에 비해 혁명은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었다." 프랑스혁명의 경험으로부터 '혁명'은 "모든 개별혁명들의 경과를 함축하는 대표단수가 된다." '혁명'은 자연적 과정이라는 개념은 배제되었고, 미래를 계획하고 가속시켜야 하는 운동개념이 되었다. "이해와 진영에 따라 사람들은 프랑스혁명의 이러저러한 단계를 자신들과 동일시할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미래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방향은 확고해 보였다." 산업화와 더불어 사회구조가 변하고 있었다. '혁명'은 정권교체에 불과한 정치혁명이 아니라 사회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사회혁명이자 모든 인류를 해방시키는 세계혁명이며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추구해야 할 영구혁명이 되었다. 그리고 혁명을 이끌 지도에 대한 요구가 나타났다. "혁명의 정당성은 그때그때의 미래구상에 따라 동원"되었다. "한번 정당성을 획득한 혁명은 영원성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적을 재생산"했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자 "혁명개념이 내전의 논리를 재수용"하게 되었고, "국가의 사회제도만이 내전의 행동영역이자 목표인 것은 아니었다." 목표는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성취해야 할 "지배 일반의 근절"이다. '혁명'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아무렇게나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산업적, 사회적 혁명이 전 세계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그들은 그것이 '정당하고 영원한 혁명'이라 믿으며 서로 싸우고 있다. "1945년 이후 우리는 잠재적 내전과 실제적 내전들 사이에서 살고 있다." 라인하르트 코젤렉 지음 한철 옮김 <<지나간 미래>>(1996 문학동네) | 알라딘 12,750원 http://blog.jinbo.net/dopehead/?pid=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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