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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복음서에는 율법학자가 가장 으뜸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예수에게 묻자 예수가 답하는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실려있다. (마태 22:34-40, 마가 12:18-36, 누가 10:25-37) 예수의 답은 이러했다. 첫째,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너의 하나님이신 주님을 사랑하여라. 둘째,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첫째 계명이 ‘믿어라’가 아니라 ‘사랑하여라’이다. '믿어라' 하면 창조설 따위를 믿어버리면 될 것 같은데, '사랑하여라'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호하다. 십일조를 내면서 이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하는 이도 있을 수 있고, 지하철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면서 그러는 이도 있을 듯하고, 아니면 사람이 죽던 말던 삽질만 하면서 그러는 쥐도 있는 듯하다. 게다가 가장 으뜸가는 계명을 물었는데, 하나가 아니라 둘을 답으로 내놓았다. 마태복음을 보면 예수는 첫째 계명 다음에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 하고 덧붙이고 있다. 두 계명은 결국 같은 뜻이다. 마태복음에 따르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곧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려면 이웃을 사랑하면 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이론이라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실천이다. 만약 예수가 첫째 계명만 말했다면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사람들은 나름대로 십일조니,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니, 삽질 따위에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했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는 실천 방안을 알려주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그것도 네 몸같이. 그런데 이를 실천하는 일은 무지하게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한 사람은 예수밖에 없는 듯하다.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는 일은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처럼 신의 경지에 오르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신의 경지는커녕 말하는 짐승에 머물러 있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적극적으로 못한다면 소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는 적극적인 명제이다. 나한테 좋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해주라는 말이다. 이를 소극적인 형태로 바꾸면 ‘네가 남한테 당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마라’가 된다. 이는, <강유원의 고전읽기>에서 들었는데,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황금률 중에 황금률이라고 한다. 이 또한 지키기 어렵다.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윤리니 도덕이니 하는 규범이 되어 인간에게 계속 명령을 내린다. 분명한 것은 예수가 말한 가장 으뜸가는 계명이 기독교도한테만 해당되는 종교적 규정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모두 해당되는 보편적 규범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예수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희에게 진정으로 말한다. 상식을 지켜라.” <<성경전서 새번역>>(2001/2005 8쇄 대한성서공회) | 알라딘 6,8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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